미투운동이 한국사회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가.


한국사회에서 미투운동은 단순한 고발이 아니다. 한국과 같은 땅에서의 미투에 대해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

"여전히 성폭력에 대한 이해가 매우 협소하고 척박한 한국에서 사회적 낙인과 2차 피해를 무릅쓰고 뚫고 나온 목소리는 공적인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다." 시사인_장일호 기자


1995년까지만 해도 형법 제 32장은 성폭력을 '정조에 관한 죄'로 규정했다고 한다.

성폭력이 여성 개인의 존엄이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기 보다, 그 여성에 대한 남성의 독점권을 위한반 범죄로 간주했다는 것이다. 이후 '강간과 추행에 관한 죄'로 바뀌었지만 사회는 여전히 성폭력을 정조와 순결의 관점으로 바라봤다고 장 기자는 지적했다.


정말 맞는 말이다.  

1995년까지 정조에 대한 죄로 보았다니, 후진국도 이런 후진국이 따로 있을까.

1994년 성폭력특별법이 제정되었고 천신만고끝에 남녀차별금지법과 남녀고용평등법에 성희롱 규정이 처음 마련되었다고 한다.


장 기자는 여기서 하나의 논문을 소개하며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통념을 지적했다.

그 내용은 참으로 충격적이다. 성폭력 사건이 뉴스에 보도되면 한번쯤은 주변에서 들었을 이야기들이다.

-논문<성폭력 피해의 특성에 따른 피해자의 성폭력 통념 경험>(김보화,추지현,이미경 2017)

사회에 통용되는 성폭력 통념을 16가지로 나눈다. 그중 피해자 낙인(몸이 더럽혀졌다,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다, 수치심과 자책감에 시달릴 것이다, 인생을 망친 것이나 다름없다, 앞으로 연애나 결혼은 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피해자 비난(네가 끝까지 저항했다면 성폭력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성폭력은 네가 유혹하거나 유발한 면이 있다, 네가 남자에게 만만해 보였기 때문에 그 일이 일어났을 것이다, 평소 성관계가 난잡하거나 문제가 있는 여자이다), 피해 사소화(남자가 자기 성욕을 통제하지 못해 실수한 것이다, 과도하게 예민해서 피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피해 사실을 주변에 알려봐야 이로울 게 없다, 성폭력 피해를 공개하는 것을 부끄러운 일이다.), 피해자 의심(너도 즐겼을 수 있다, 그럴 의도가 아니었는데 오해했을 수 있다, 보복이나 이익을 얻기 위해 거짓으로 신고하기도 한다) 가 있다.


피해자들은 이런 사회통념에 맞닥뜨리고 피해를 당하고도 끊임없이 스스로를 검열하게 된다.


서지현 검사가 1월에 처음 성폭력 사건을 고발하면서 그 의미에 대해 이야기했던 부분. 

그리고 오늘 드라마 라이브에서 동일한 과거를 떠올리며 피해자에게 이야기한 메세지.


"그 사건이 일어난 건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라는 말.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흔히 가해지는 사회적 통념의 이야기들이 얼마나 더 큰 상처가 되는 것인지. 다들 얼마나 아는 걸까.

장 기자의 지적처럼 .. 피해를 당하고도 끊임없이 스스로를 검열한다는 피해자의 삶이 과연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안태근 전 감찰국장의 구속기소로 의결이 되고 있지만 정작 그의 범죄내용은 성폭력이 아닌 직권남용이다.

성폭력은 공소시효가 만료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성폭력 사건으로 인해 서지현 검사에게 업무상 가해졌던 모든 인사상 불이익이 인정되었다.




너무나 많은 미투로 인해 정말 우리나라는 아프고 있다.

그리고 지난 과거 사건들. 장자연 사건에 대한 재조사 촉구부터 이젠 학생들이 하는 스쿨미투운동까지.

그동안 아파왔는데 드러나지 않아서 수술할 수 없었던 모든 부위들이 이제 다 들고 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에 정말 중요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이 순간이. 이 시기가. 정말 백년대계를 위한 중요한 시점이다.


사회적 통념과 2차 피해, 그 모든 것을 감수하고 미투한 그녀들에게 진정한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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